학과장이 드리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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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 언어와 문명 학과를 15년 전에 알았다가 현재 학과장 자리를 동일 인물(그러나 흰 머리가 상당히 번진 모습)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될 립 반 윙클(Rip van Winkle)들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할 지 모르나 사실은 놀랄만큼 큰 변화가 있습니다. 실제로 본 학과에 적을 두고 있는 교수진 중에서 당시 교수로는 노마 필드(Norma Field) 교수와 저만이 남아 있으며, 가이 알리토(Guy Alitto) 교수가 역사 분야에서, 히로요시 노토(Hiroyoshi Noto) 선생님과 팡페이 싸이(Fangpei Cai) 선생님이 우리 언어 프로그램에서 그 간의 경험과 그 이상의 것을 기여해 주고 있습니다. 세 가지 언어 프로그램들은 지난 십년동안 괄목할만큼 성장하였습니다. 노토 선생님에 이어 요친 왕 (Youqin Wang) 선생님이 언어 프로그램에 합류하셨고, 더 최근에는 김희선 (Hi-Sun Kim) 선생님도 함께 하시면서 각 세 언어 프로그램을 이끌고 계십니다. 함께 일하시는 유능한 선생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어 프로그램에 멍 리 (Meng Li) 선생님, 위시앙 리우 (Yuxiang Liu) 선생님, 고전 중국어를 맡으신 로라 스코시 (Laura Skosey) 선생님; 일본어 프로그램에 요코 카타기리 (Yoko Katagiri) 선생님, 미샤 미야치 (Misa Miyachi) 선생님, 하루미 로리 (Harumi Lory)선생님; 그리고 한국어 프로그램에 이혜숙 (Hye-Sook Lee) 선생님이 계십니다.

우리 학과에 새롭게 생긴 것은 단순히 새 이름과 얼굴만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탐구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들도 생긴 것입니다. 종합적인 한국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경희(Kyeong-Hee Choi) 교수의 지도하에우수한 한국 문학 프로그램도 십년 넘게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교수는 20세기 전반기 일제 강점기 시대 문학에 대한 놀랄만한 연구를 막 마쳤습니다. 우리 학과의 한국 문학 프로그램은 저명한 문학 연구자이자 한국문학 현장 비평가인 동국대학교 황종연(Jongyon Hwang) 교수도 우리 과의 정교수로 부임하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본학에서는 여전히 노마 필드 교수가 일본 문학과 문화 전반에서 걸출한 학자 중 한 분으로 계십니다. 필드 교수는 코바야시 타키지(Kobayashi Takiji)를 중심으로 한1920-30년대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관한 책을 최근에 (일본어로) 펴냈습니다. 노마 필드 교수 이후로 일본 문학 분야에 나츠메 소세키(Natsume Soseki)의 문학과 문학 이론에 정통한 마이클 보대쉬 (Michael Bourdaghs) 교수가 들어왔고 가장 최근에는 전근대 일본어 텍스트의 서예적 수행적(performative) 측면에 대해서 뛰어난 박사 논문을 쓴 레지날드 잭슨 (Reginald Jackson) 교수가 새로 임명이 되었습니다. 문학 연구 외에 우리 학과와 영화와 매체 연구 위원회 (Committee on Cinema and Media Studies)에 겸임을 하고 있는 마이클 레인(Michael Raine )교수는 현대 문화를 탐구하는 데 다른 풍부한 매체로 우리 모두의 눈을 돌리게 해 주었습니다. 겸임을 하고 있는 우리 과의 다른 구성원으로 역사학과의 수잔 번즈(Susan Burns)와 Jim Ketelaar교수도 있는데, 이 두 사람은 전근대 및 근대 일본 사회사와 지성사 모두에 광범위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 문명 분야에서 우리 프로그램에 있었던 한 가지 슬픈 일은 우리의 오랜 동료였던 빌 시블리(Bill Sibley) 교수가 지난 5월에 타계한 것입니다. 우리 학과는 일본학 위원회(Committee on Japanese Studies) 와 많은 시블리 교수의 동료들과 더불어 그를 기리는 번역상(translation prize)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 학년도 내에 발표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중국으로 넘어가면 우리는 아직 고대 중국, 명청시대 픽션, 그리고 근대 중국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많은 것이 달라졌군요. 우리 전근대 문학 프로그램은 지금보다 더 강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의 오랜 동료 데이빗 로이(David Roy) 교수와 토니 유(Tony Yu) 교수는 이제 정년 퇴임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두 분 모두 금병매와 서유기 번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계십니다. 로이 교수는 79장까지 마친 상태이고 유교수는 그의 이전 완역을 종합적으로 수정하는 동시에 요약본도 같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두 분의 자리는 유밍 허(Yuming He) 교수와 주디스 자이틀린(Judith Zeitlin) 교수가 훌륭히 메워주고 있습니다. 허교수는 후기 명 시대 서적 시장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고, 자이틀린 교수는 일찍이 유령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가 현재는 법, 의학, 극, 그리고 영화 연구에까지 관심 분야가 넓어졌습니다. 영화, 특히 현대 아방가르드 다큐멘타리는 2년전에 우리 과에 부임한 파올라 이요베네 (Paola Iovene) 교수의 다양한 연구 주제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이요베네 교수는 근현대 아방가르드 문학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부임한 교수로 야콥 아이퍼스(Jacob Eyferth) 교수도 있습니다. 아이퍼스 교수는 중국 지방의 공예산업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일이년 사이 새로 많은 이들이 임용이 됨에 따라, 겨우 3년 전에 부임한 폴 캅(Paul Copp) 교수는 아주 오래 여기 있었던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캅 교수는 당시대 종교 특히 불교와 도교 필사본에 나타나는 주문들에 관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필사본은 더 이전 고대 시기를 연구할 때도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집니다. 단 하퍼(Don Harper) 교수는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 한 교수인 것 같으나 실은 2000년에야 부임한 교수로서, 당 시대로부터 거슬러 전국시대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시기의 사본 문화 전반에 관한 연구를 하는 손꼽히는 서양 학자들 중 하나입니다. 서주(西周) 시대 비문과 문학에 대한 저의 오랜 관심은 최근 다량 발견된 전국 시대 자료로 확대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물에서부터 최근 올림픽과 연계해 베이징에서 열었던 전시회에 이르기까지 중국 시각 문화의 모든 면에서 세계적 권위자인 헝 우(Hung Wu) 교수를 잊을 수 없겠지요. 비록 정식으로 임명된 곳은 미술사였으나 많은 우리 학생들은 그의 연구실을 찾고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관심 분야는 은시대 갑골문으로부터 현대 한국 및 일본 영화에 까지 다양합니다. 저는 이 주제들을 다 말씀드리지는 않을 작정이지만 시카고 대학교의 유명한 대학원 워크샵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려고 합니다. 이들 워크샵은 대학원생들이 직접 고안하고 운영하는 것으로서 캠퍼스 내 가장 흥미있는 학제간(interdisciplinary)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동아시아의 경우에는 이런 워크샵이 다음과 같이 여섯 개가 있습니다: 동아시아의 예술과 정치; 활자 이전의 중국 (China before Print); 동아시아: 정치와 경제, 사회; 동아시아: 초지역적 역사(East Asia: Trans-Regional Histories); 전근대 동아시아의 문학과 문화사; 동아시아를 보는 시각적 물질적 관점(Visual and Material Perspectives on East Asia).

이 모든 새로운 얼굴들과 새로운 관심사, 그리고 새로운 프로그램과 더불어 시카고 대학교가 달라지지 않은 점, 그리고 시카고 대학교를 시카고 대학이게 하는 고유함에 대해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즉 인간의 조건(human condition)에 대한 타협하지 않는 탐구입니다. 저는 전에 제가 우리 학과의 학과장으로 있었을 때 영국에 머물면서 BBC 라디오에서 이사이아 베를린(Isaiah Berlin)의 인터뷰를 듣게 되었을 때를 기억합니다. 인터뷰에서 이사이아 베를린에게, 연설을 했던 모든 대학교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학교가 어디냐고 묻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시카고 대학교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우리 학생들로부터 받은 질문들이 그가 여지껏 받았던 질문들 중에서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변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다행입니다.

에드 쇼너시 (Ed Shaughnessy)

미국의 작가 워싱턴 어빙(Washington Irving)의 단편집 <스케지북> (1819-1820)에 실려 있는 단편 소설의 주인공으로, 20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인물로 그려짐.